“MZ세대가 알아듣기 쉬운 언어로 성장의 경험 구체화해야”

[조직문화 전문가 인터뷰上]
장은지 이머징리더십인터벤션즈 대표

[더피알=문용필 기자]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것 못지않게 일할 동기를 부여하는 조직문화의 중요성이 날로 커져가고 있다. 그런데 업무현장에선 어떤 방식으로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할지 막막한 케이스가 적지 않다. 장은지 이머징리더십인터벤션즈 대표를 통해 시대가 요구하는 조직문화와 현장에서 느끼는 변화, 그리고 조직문화 관점을 통해 들여다 본 최근 이슈 등을 짚어봤다.

 

최근 이슈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보죠. LH사태가 사회적 공분을 자아내면서 공기업의 조직문화에 대한 말들이 많습니다. 여러 문제가 얽힌 사안이지만 조직문화 관점에서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까요?

민간기업에선 윤리를 강조하며 구성원 의식을 관찰하려는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어요. 공공기관(공기업)은 그런 속도에 부응하지 못하는 듯한 느낌입니다. 노력한다고 해도 사고의 틀이나 변화 속도가 10년 전, 20년 전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아요.

민간기업에 다녔다가 경쟁과 힘든 업무를 피해서 (공공기관으로) 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런 분들이 있는 조직에서는 변화에 무감각한 경우가 많아요.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을 찾아 이직한 사람들은 월급 수준이나 인센티브, 후생복지 등이 떨어진 것에 민감한 편인데요. 그러다 보니 ‘투자 기회’가 우리 회사만이 누릴 수 있는 복지라고 생각했을 수 있어요.

 

조직 차원에서 윤리의식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야 하지 않을까요.

맞아요. 그런데 공기업들의 경우 내부적으로 조직문화 활동이나 캠페인이 민간기업에 비해 활발하지 않은 편이죠. 캠페인을 예로 들면 ‘여성들이 일하기 좋은 직장’ ‘복지’ 이런 쪽으로는 활발한데, 윤리적인 측면은 대부분 톱다운 방식으로 강요됩니다. 지키지 않더라도 압박되는 수준이 아니고요. 자연스레 구성원들이 윤리는 ‘액자 속 이야기’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조직문화 컨설팅을 하다 보면 복지나 보상의 차이에 매달리는 기업이 있는데요. 특징을 보면 비전이 없거나 조직 내에서 구성원들이 가슴 뛰는 성공의 경험을 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요. LH 구성원들도 업무적으로 그런 경험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른 혜택을 찾는 것에 직장의 가치를 둔 게 아닌가 싶어요.

 

조직윤리를 내부적 소통의 영역이 아니라 외부적 이미지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요.

공통의 핵심가치를 소통하지 않은 측면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조직문화 컨설팅을 하다보면 복지나 보상의 차이에 (구성원들이) 매달리는 기업이 있는데요. 특징을 보면 비전이 없거나 조직 내에서 구성원들이 가슴뛰는 성공의 경험을 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요. LH의 경우에도 (구성원들이) 업무적으로 그런 경험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른 혜택을 찾는 것에 직장의 가치를 둔게 아닌가 싶어요.

 

어렵더라도 이번 일을 계기로 변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떤 단계를 밟아야 할까요?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을 구성원들에게 계속 명확하게 인지시켜야 합니다. 정기적으로 윤리적 기준에 대해 소통하는 계기를 만드는 거죠. 그리고 질문을 받는 것이 필요해요. 당장 구성원들의 의식을 바꾸긴 어려워도 가랑비에 옷 젖듯 만드는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원스트라이크 아웃 같은 강력한 제도를 만드는 것도 중요해요. 윤리 문제에선 적당한 타협이나 삼진아웃 같은 관용을 베풀지 말아야 해요. 단 한 번의 이슈도 요즘에는 조직에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에 보다 강력한 기준이 필요해요.

 

화제를 좀 바꿔보겠습니다. 과거엔 기업의 비전이나 철학을 공유하면서 구성원들에게 ‘OO맨’ ‘△△다움’을 내재화하는 게 관건이었는데요. 지금은 그런 것이 잘 통하지 않는 느낌입니다.

데이터를 보면 신입사원이 1년 내 퇴사하는 비율이 30%를 넘어섰어요. 3년 만에 나가는 경우도 50% 정도 되고요. 평생직장이 없는 거죠. 공채로 들어와서 20년을 조직에 헌신하고 명예롭게 퇴직하는 건 과거의 콘셉트가 돼버렸습니다.

배달의민족의 ‘송파구에서 일을 더 잘하는 11가지 방법’에는 회사에 충성하라는 이야기가 없어요. 회사에 대한 로열티가 아니라 업무에서의 공통가치, 그리고 일하는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를 제시하죠. ‘우리는 열정을 원한다’ ‘용기를 원한다’고 하는 게 아니라 MZ세대가 알아듣기 쉬운 언어로, 업무에서 지킬 수 있는 것을 공유하는 게 더 현명하다는 거예요. 제대로 일을 하면서 성장할 수 있도록, 그리고 성장의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그런 것들을 구체화하는 것이 기업의 과제가 됐습니다.

 

구성원들의 소속감이나 충성도가 낮아진 대로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들어가야 할 텐데요. 특별히 염두에 둬야 할 포인트가 있다면요.

예전에는 회사가 조직문화를 설정하고 그걸 구성원들에게 요구했다면 이젠 요구하는 포지션이 아니에요. 구성원 자체가 내부고객이기에 그들 경험을 긍정적으로 바꿔야 합니다. 즉, ‘임플로이 익스피리언스(Employee Experience)’가 중요해요. 예를 들면 입사 첫날 책상 위에 회사 굿즈가 있고 누군가 온보딩(onboarding)을 돕고, 메일에는 CEO의 메시지가 있고, 피드백을 받아주는 연결고리가 있는 거죠. 이런 것들을 통해서 구성원들이 소속감을 갖거나 긍정적인 경험을 느낄 수 있도록 HRD나 조직문화 차원에서 고민하는 거예요.

 

더피알 뉴스 원문보기 :“MZ세대가 알아듣기 쉬운 언어로 성장의 경험 구체화해야” – The PR (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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