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HR을 회고하다] 전문가 4인이 바라본 HR 트렌드

올 한해 HR에서는 어떤 변화들이 있었을까. 코로나19,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MZ세대의 등장, 일하는 방식의 변화, IT 인재전쟁 등 올해를 관통한 HR 키워드들이 숱하게 떠오른다. HR Insight에서는 12월호를 맞아 ▲인사관리 ▲임금체계 ▲인재육성 ▲조직문화 분야의 전문가 4인을 만나 2021 HR 트렌드를 회고하고, 내년도 HR 전망에 대한 인사이트를 들어봤다.

 

올해 조직문화 부분에서는 어떤 변화가 두드러졌습니까?
먼저, 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재택근무와 관련한 혼란기를 겪었다면 올해는 원격근무나 재택근무와 같은 일하는 방식이 공고해지고 기업에서도 이러한 일하는 방식이 표준화되는 시기였습니다.

둘째, 최근 들어 MZ세대들의 요구가 굉장히 구체적으로 조직에서 드러나고 조직이 그것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하이닉스의 경우 4년차 직원이 성과급(PS) 산정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라고 전사메일을 통해 요구하여 CEO와 임원들까지 나서 설명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만사항이 해소되지 않아 블라인드에서 큰 이슈가 됐고 결국에 하이닉스는 성과급 산정 기준 지표를 기존 경제적 부가가치(EVA)에서 수치가 명확하게 공개되는 영업이익과 연동해 변경하기로 했습니다. 이 논란은 현대자동차, LG전자로 옮겨가며 확산되는 양상을 보였죠. 이러한 사례들은 결국 MZ세대들이 조직에 대해 갖고 있는 관점 자체가 평생직장이나 조직생활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한다는 관점이 아니라 조직과의 대등한 협상 관계가 된다는 관점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셋째, ‘네카라쿠배당토’입니다. 올 한해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용어였죠. 디지털라이제이션이 본격화되고 개발자들이 조직 성과의 중심으로 올라서게 되면서 개발자들을 채용하고 리텐션할 수 있는 조직문화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많은 이슈가 오갔습니다. 경쟁력 있고 투자를 많이 받은 유니콘 스타트업이 오히려 대기업의 핵심인재들을 빼가는 형태로 인력 이동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대기업에서도 개발자들을 리텐션할 수 있는 조직문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이죠.

 

비즈니스나 성과에 위협을 느낀 기업들이 조직문화를 바꾸는 단계로 나아가는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실제로 기업들은 어떻게 변화해 나가고 있나요?
디지털라이제이션으로 전통적인 사업 모델이 무너지고 온라인과 모바일에 기반한 플랫폼 사업자들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비즈니스나 성과에 위협을 느낀 기업들이 가장 빠르게 변화해 나가고 있습니다. 크게 금융, ICT 계열사, 유통/모빌리티의 3가지 분야입니다.

우선 금융업의 경우 카카오뱅크, 토스 등 핀테크 기업들로 인해 큰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조직문화적으로도 핀테크 기업들의 실행속도를 따라잡고 일하는 방식을 바꾸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수밖에 없죠. 또 하나는 대기업 그룹사 내 IT 계열사인 ICT 계열사입니다. 이 계열사들에 근무하던 개발자들이 게임회사나 네카라쿠배당토로 유출되고, 남아있는 직원들은 이직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실패와 좌절감, 이직에 성공한 동료들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상황입니다. 자연히 IT 계열사 HR에서는 어떻게 하면 빠져나가는 개발자들을 잡을 수 있는 조직문화를 구축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것이죠. 마지막은 유통/모빌리티 분야입니다. 이들 기업들은 사업 자체를 변화시켜 나가야 하는 기로에 섰음에도 거대조직에서 발생하는 사일로와 그로 인한 일하는 속도 저하가 큰 걸림돌이 되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3가지 분야의 기업들을 중심으로 조직문화나 일하는 방식이 핵심가치 위주로 행동하고 의사결정하려는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ICT 계열사의 경우 개발자 리텐션을 위해 신 인사제도 구축을 통해 성과보상 체계를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절대평가를 도입하고, 직급체계를 통합하며, 애자일한 조직으로 변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죠. 구성원들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고 자율과 신뢰에 기반한 조직문화를 구축해 나가려 하고 있으며, MZ세대의 의견을 수렴하고 경영에 반영하려는 리더들의 행보도 도드라집니다.

 

재택근무, 하이브리드 근무가 늘어나면서 약화되고 있는 구성원 소통과 심리적 안전감을 강화하기 위해 HR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합니까. 
제조업의 경우 여전히 모여서 근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위드 코로나가 되면 정상 근무로 돌아오는 경우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내년에도 재택근무와 하이브리드 근무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근무를 해보고 나니 그 효과성이 굉장히 높다는 평가가 많았거든요.

한편 코로나 전후 조직문화 진단을 비교해보면 성과 방향성에 대한 직원들의 불안이 굉장히 높아졌습니다. 회사가 코로나에 대응해 무엇을 할 것인지, 불안해지는 비즈니스와 관련해 어떤 비전과 전략을 갖고 있는지에 대한 소통이 대면근무 때보다 원활하지 못한 거죠. 이같은 불안을 잦아들게 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비전과 방향성을 소통하는 채널과 기회를 계속 마련해 나가야 합니다. 이를 잘하고 있는 유니콘 스타트업들을 들여다보면 일주일, 한달, 분기별로 아젠다를 달리하면서 구성원들에게 지속적으로 스토리텔링 하고 CEO가 직접 나서 1on1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이들이 조직의 비전과 현재 진행되고 있는 업무의 파이프라인, 조직 내 이슈를 투명하게 공유하는 이유는 결국 구성원을 리텐션하기 위함이라는 것을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새해에는 기업들의 조직문화 부분의 어떤 변화가 예상되십니까.
위드 코로나가 되어도 이미 가속화된 디지털라이제이션의 속도가 줄어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제는 AI와 같은 디지털라이제이션 기술과 인간이 원 팀One Team처럼 움직이는 ‘슈퍼팀Super Team‘을 구축해 나가야 합니다. 더불어 지난해와 올해, 기업들에서는 직급체계 통합이 많이 실행됐고 성과관리 제도의 변화도 수반됐습니다. 올해 다면평가, 절대평가, 직급 통합이라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제도적으로 실행했다면, 내년에는 그 기반이 되는 리더십 평가, 다면평가의 공정성 확보 등을 통해 올해 발생한 진통들을 줄이고 안정화시키며 변화의 속도를 더 가속화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관련기사 링크:  [HR Insight]특집 전문가 4인이 바라본 HR 트렌드

기고 카테고리 글 목록

Start typing and press Enter to search

Shopping Cart

장바구니에 상품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