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자일 패러다임의 변화

국내기업의 애자일 검토 및 도입의 흐름은 막을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이는 전통적 ‘명령과 통제’ 등의 위계조직에서 ‘자율과 신뢰’에 기반한 조직으로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스타트업의 문화를 흉내 내거나 구글·페이스북 같은 혁신 테크자이언트(Tech Giants) 들의 문화를 모방하는 흐름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는 경제인구 고령화, 밀레니얼과 Z세대의 등장, 긱 이코노미 등장 및 평생직장 개념 파괴, 비즈니스 시장의 경계파괴 가속화 등의 거시적인 흐름을 타고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취하는 패러다임의 변화이다.

 

커리어노마드, 업스킬링·리스킬링, 잡크래프팅, 학습문화

애자일은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Function이 조합·해체를 반복하는 네트워크 조직을 전제로 한다. 이는 단위 조직에 대한 상시적인 소속 없이 인력 Pool을 운용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단위 조직에 소속된 인력들의 경계가 조직내 뿐만 아니라 조직 외부 및 파트너를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고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도 의미한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조직배치 및 보임에 있어 조직에서 주어지는 대로 따르는 것을 배척하고, 자신의 관심과 커리어에 따른 자기조직화를 기본전제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력들이 자신만의 가치중심 및 목표를 가지고 소속과 커리어를 빠르게 변화시키는 경향이 가속화되고 있다.

콘페리도 ‘Global Talent Trend 2020’ 리포트를 통해 많은 기업이 커리어 노마드, 긱 인력관리 흐름에 적응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서술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력들은 관리 역량에 천착되지 않고 실무적인 기술과 전문성 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기존의 전문성과 연계되는 편집의 바운더리 안에서 지속적으로 업스킬링 (Upskilling)하여야 한다.

또한 조기 은퇴 후 제 2·3의 커리어 지속을 위한 리스킬링(Reskilling)을 필요로 하게 된다. 그룹사 또는 사내 인 재원이나 HRD부서를 통해 충족되기 어려운 직능 및 기술을 제공하는 수 많은 커뮤니티 러닝 및 교육기관들이 국내에서도 생겨나고 있으며 그 성장세가 무서울 정도로 가파르다.

SK의 경우 올해 초부터 SK아카데미와 SK경제경영연구소를 통합하여 ‘마이써니(mySuni)’라는 통합 학습플랫폼을 구축하고 교육에 나섰다. SK그룹사의 구성원들은 업무시간의 10%를 의무적으로 투입하여야 하며, 학습플랫폼을 통해 AI·빅데이터·디자인씽킹·블록체인 등 시대적 요구에 맞는 업스킬링을 해 나가게 된다.

이러한 추세 속에서 개인주도적으로 커리어의 의미와 목적을 수립하고, 이를 실현하는데 있어 조직의 경계를 뛰어넘어 경로를 찾아 나가는 잡크래프팅 (Job Crafting)에 대한 니즈 또한 높아 지고 있으며, 이를 현장에서 실행하는 빈도도 높아질 것이다.

잡크래프팅뿐만 아니라 성장을 중요시하는 MZ 세대는 업무로부터 학습이 자연스럽게 연계될 수 있는 ‘학습조직’에 대한 니즈가 높다. 실제 애자일 실행에 있어 여러 요건 중의 하나도 학습조직의 임베드(Embed)를 전제로 한다. 교육프로그램이 아닌 실제 업무를 통해 학습하고 성장하는 구성원 ‘경험’을 일하는 방식에 심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리더십, 회복탄력성, 정신건강

구성원들은 과거보다 훨씬 더 큰 책임 및 정신적 압박에 놓이게 된다. 특히 리더들은 의사결정의 실패로부터 빠르게 회복하여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하고 성과창출에 집중할 수 있는지가 매우 중요한 역량이 될 것이다.

또한 직장내 세대갈등 심화에 더하여 과거보다 훨씬 삶의 질과 내적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회적으로도 자존감이나 직장내 스트레스·우울증 등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높아진 상태다. 이와 더불어 스타트업 생태계가 확대되면서, 변화가 극심한 조직에서 이를 버텨내기 위해 조직적 심리상담이나 정신건강 관리 지원에 대한 관심도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최근 몇년간 삼성전자·LG화학·LG디스플레이·SK그룹 등 대기업 위주로 명상 및 마음건강 프로그램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연수원이 설립되고 있다. 작년까지는 주로 명상, 마음챙김, 요가 수련, 그리고 건강식 체험 위주의 프로그램을 활용했다면, 앞으로는 그보다 고도화된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이 높아질 전망이다.

한편 스타트업 및 수평조직이 확산 됨에 따라 기존 리더십 역할에 대한 준비나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리더의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변화에 적합한 리더십 모델을 어떻게 정의하고 육성할 것인가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더욱이 전통적 산업 및 대기업에서는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디지털 문해력)가 낮은 리더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및 AI 기술이해의 역량을 갖추기 위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HR·People Analytics, AI, 빅데이터, 정보 투명성 극대화

링크드인의 ‘2020 Global Talent Trends’를 보면, People Analytics는 외에서는 5년내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보는 담당자가 73%에 육박하고 있다. 선도적인 조직의 경우 치밀한 데이터 구축을 기반으로 이미 실시간 데이터가 전 조직내 공유되는 수준으로 People Analytics 활용수준을 높인 반면, 아직은 여전히 소수에 국한되어 있고 대부분의 기업은 기본적인 데이터 수집 수준의 선을 넘지 못하고 있다.

국내도 유사하다. HR Analytics 영역은 채용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이다. 지원서류 스크리닝 시 AI 활용이나, 지원자의 SNS 기록과 활동을 점검하거나, 대면 면접이나 표정 등을 인식하여 채용 평가 예측에 활용하는 등의 사례다.

이에 따라 올해는 기업들의 HR Analytics 전문조직 수립과 전문가 확보, 이를 활용한 실전 적용에 대한 투자와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HR Analytics의 활용도 채용을 벗어나 조직 인력배치 및 예산 시뮬레이션, 조직이탈 인력 감지, 재무적·비재무적 성과보상 옵션에 대한 예측모델 활용 등 다각화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기술적용은 사실 애자일 조직구조 설계 및 도입 프로젝트보다 훨씬 더 자연스럽게 현재의 위계적 조직구조를 무력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예를들어 기존의 의사결정과 위계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경우가 많은데, 데이터가 실시간 공유되고 이에 기반한 분석이 투명하게 공유되는 상황에서는 의사결정의 기능을 수행하던 중간관리자나 리더로서의 역할 및 위계가 더 이상 불필요해지는 상황으로 자연스럽게 귀결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정보투명성 가속화가 여러 스타트업이나 데이터 기반 조직을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조직문화 혁신의 트리거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월간인사관리 원문보기 : http://www.insabank.com/in/index.php?mid=board_tJUb53&category=4109&document_srl=157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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