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인재포럼 2025
초개인화 시대의 리더십

Z세대의 등장과 수평적 조직문화의 보편화로 조직 내 리더십도 변화가 필요해지고 있다. 과거의 ‘체계적 관리자’에서 실무와 관리, 구성원 육성까지 감당하는 ‘과부하 리더’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승진을 거부하는 Z세대와 공존하며 조직의 성과를 내기 위해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6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서울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25’에서 장은지 이머징리더십인터벤션즈 대표는 “수평적 조직문화의 확산은 빠른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했지만, 리더의 부담을 크게 늘렸다”며 “이제는 초개인화된 시대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2015년 삼성전자가 ‘스타트업 삼성’을 내세우며 구글·페이스북식 조직문화를 도입한 것을 계기로, 국내 대기업 전반에 수평적 문화가 확산했다. 직급을 단순화하고 보고 대신 ‘공유’를 강조하는 변화는 혁신의 상징이 됐다. 10년이 지난 지금, 그 문화의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다. 장 대표는 “조직의 수평화가 리더를 오히려 고립시켰다”며 “리더가 되고 싶지 않다는 젊은 세대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직의 주류로 등장한 잘파세대도 기존 구성원과 다르다. 이들은 개인화된 환경 속에서 성장했다. 누구나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고, SNS나 유튜브를 통해 자신을 표현한다. 이들은 ‘조직’보다 ‘관심사’를 중심으로 움직이며, 맞춤형 서비스를 당연하게 여긴다. 장 대표는 “초개인화 시대의 리더는 이런 세대의 욕구를 인정하면서도 조직의 목표로 이끌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을 존중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리더가 의견 제시를 주저하면 조직은 흔들린다. 장 대표는 “수평적 소통이 리더의 권위를 부정하는 개념은 아니다”라며 “의견을 내고 역할과 책임을 분명히 하는 것이 리더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사례를 비교했다. 카카오는 개인의 자유를 존중했지만, 조직의 경계를 설정하지 못했고, 네이버는 모회사와 계열사 전반에 공통된 조직 운영 원칙을 공유했다. 장 대표는 “조직의 기준과 리더십의 가이드라인을 세운 네이버가 균형 잡힌 운영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리더가 해야 할 일은 ‘어떻게’보다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명확히 제시하는 것이다. 장 대표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처럼 명확한 비전과 지속적인 메시지가 성과를 만든다”며 “리더는 회사의 목표와 방향성을 반복적으로, 구체적으로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초개인화 시대 리더십의 세 가지 핵심 조건으로 장 대표는 ‘솔직한 피드백’, ‘조직화한 의리(팀십)’, ‘비정기적 소통’을 꼽았다. 구성원에게 명확한 성장 피드백을 주고, 경계를 넘어 서로를 돕는 팀십을 쌓아야 하며, 형식적인 회의 대신 비동기적 방식으로 자연스러운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존중 문화가 조직의 목적이 될 수는 없다”며 “기업의 목적은 결국 성과”라고 강조했다.
조직원을 통제하려는 것은 부작용이 크다고도 했다. 장 대표는 “리더의 통제는 본인의 불안을 컨트롤하기 위한 자기 보호적 행동”이라며 “초개인화된 사회에서는 통제를 하면 할수록 조직이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보다는 어긋나게 된다”고 조언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원문보기: 한국경제 2025년 11월 6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