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Economy 제2168호 2022.07.20~2022.07.26일자] 매경이코노미 칼럼- 리더를 위한 멘탈 수업 (13) |
요즘 젊은이들은 왜 쉽게 일하려고 할까요
저는 40대 후반으로 광고 회사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남들보다 예민한 감수성으로 시대의 빠른 흐름을 잘 파악하기 위해 밤낮없이 노력해왔고, 꼰대가 되지 않기 위해 나이나 지위에 상관없이 모두를 존대하는 등 타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며 일해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광고업계에 종사하기 때문일까요. 남들보다 좀 더 빠르게 젊은 세대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요즘 친구들은 담당하고 있는 중요한 프레젠테이션을 앞두고도 자신의 스케줄대로 휴가를 떠나더라고요. 제가 저연차 때는 휴가는커녕 집에 갈 수 있는 날도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말이죠.
MZ세대 팀원들의 자기중심적인 태도가 못마땅하지만 겉으로 티를 낸 적은 없습니다. 자유로운 정신과 태도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태어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안건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집중하지 않거나 스마트폰만 쳐다보고, 하던 일이 마무리되지 않았는데도 퇴근해버리는 모습을 보면 점점 한계에 다다르는 것 같습니다. 참다못해 한두 마디 건넸더니 토라져서는 며칠을 데면데면한 모습을 보고 있자니, 요즘 세대와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정말 고민이 됩니다.
– 장은지 대표의 솔루션(이머징리더십인터벤션즈 대표)
타인에 대한 가치판단을 거두고 겸손해야
요즘 리더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은 ‘꼰대’인 것 같습니다. 모두에게 존댓말을 쓴다고 꼰대가 아닐까요? 꼰대란 아마도 나이나 지위에 상관없이 ‘자신의 과거 성공 방식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는 사람’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없어서 일방적으로 자신의 주장만 하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업무 중심, 성과 중심의 리더일수록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겸손함의 부족을 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는 것이죠. 젊은 직원들과 소통하고 싶다면 먼저 자기인식을 통해 자신이 틀릴 수도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오늘날 리더에게 요구되는 중요한 능력인 공감과 경청의 가장 중요한 토대는 ‘겸손’입니다. ‘꼰대’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바로 공감과 경청을 할 줄 모른다는 것입니다. 겸손한 리더는 모든 사람이 각자의 가치를 지녔다고 보기 때문에 그들에게서 무엇이든 배우려고 합니다. 무엇이든 배우려면 공감과 경청이 전제돼야 하죠.
물론 자기 임무를 다하지 않거나, 하던 일을 마무리하지 않고 퇴근하는 등의 모습은 사연을 주신 리더 입장에서는 무책임하고 불성실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을 과거 농업적 근면성이 중시되던 시절의 관점으로 평가하게 되면 분명히 오류가 생길 수 있습니다. 자신의 방식만이 옳다고 믿는 자만에서 비롯되는 오류일 수 있는 것입니다. 타인에 대한 가치판단(Judging)을 거두고, 삶과 일을 대하는 방식에는 다양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정해주세요. 물론, 성과와 태도에 대한 객관적인 피드백을 주시는 것은 별개입니다.
조금 더 언급하자면, 스스로 꼰대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 역시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이미지에 집착하며 스스로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자만심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합니다.
– 윤대현 교수의 솔루션(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리더의 품격은 마음의 여유에서 나온다
사람들은 자신이 언제나 냉철하게 상황을 판단한다고 믿지만, 사실 우리 뇌는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논리’보다는 ‘직관’의 영향을 더 많이 받습니다. 직관이 지시하는 대로 먼저 결정하고 나서 그 결정을 합리화할 논리를 만들어내는 것이죠.
직관에 따라 빠르게 결정을 내리는 것은 생존을 위해 강화된 특성인지라 나쁘게만 볼 일은 아닙니다. 다만 뇌가 그렇게 움직인다는 점을 인식하면서 스스로 직관과 논리 사이에서 균형을 잡으려 노력해야 합니다. ‘내 결정이 틀릴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여유를 갖고 자기 마음과 직관을 객관적인 정보로 받아들여 검증해보는 것이죠. 그렇지 않고 주관적인 직관과 판단에 휘둘리게 됐을 때 흔히 빠질 수 있는 함정이 바로 ‘꼰대’가 되는 겁니다.
치열하게 노력해서 힘들게 리더의 위치에 오른 사람일수록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클 수 있습니다. 젊은 후배들에게 뒤처지면 어쩌나 하는 불안도 커질 수 있죠. 그러면 뇌가 두려움과 불안이라는 느낌에 따라서 판단하려는 경향이 강해지며 방어기제가 작동하기도 합니다. 후배들의 생각에 귀 기울일 여유를 잃어버리고, 후배들이 제각기 지닌 능력과 가치도 무시하게 되는 것이죠. 어떻게든 성공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으려 안간힘을 쓰다 보니 변화와 도전에서 더 멀어지고 자신도 모르게 고집스러운 꼰대가 돼버립니다.
자기 마음을 지켜주는 변호사 역할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균형이 필요합니다. 자기 마음을 보호하고 감싸 안아주는 동시에 다른 사람들과의 연결과 소통을 통해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수용하는 것도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사연자분은 말씀하신 것처럼 최선을 다해 노력하며 살아왔고, 여러 경험을 쌓으며 내면에 수많은 논리와 감각을 축적했을 테니 어느 정도 방어 본능이 작동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런 자기 마음을 인식하고 균형을 잡으려 애쓰지 않는다면 자신이 그토록 싫어하는 꼰대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겁니다.
젊은 팀원들을 향한 주관적이고 부정적인 해석에서 잠시 뒤로 물러나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판검사의 논리에 따라 판단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십시오. 자기 내면과의 대화를 통해 마음의 프레임을 점검하고 긍정적으로 전환해가는 과정을 통해서 새로운 변화와 도전의 원동력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68호 (2022.07.20~2022.07.26일자) 기사입니다]
메인사진 출저: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