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조직에서 직급과 승진은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

미래 조직에서 직급과 승진은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

이 글은 동아비지니스리뷰(DBR) 234호 (2017년 10월 Issue 1)에 게재된 이머징 장은지 대표의 스페셜 리포트 ” 승진이 신분 상승인 시대 지나 ‘새로운 역할 부여’로 재정의돼야” 중에서 홀라크라시 조직 내 직급과 승진 활용에 대한 해외 기업 사례를 발췌한 글입니다.


 

산업화 이후 현대 기업조직에서 ‘승진’은 ‘보상’과 함께 직원에 대한 통제 및 동기부여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었다. 하지만 조직구조가 변하고 있기 때문에 승진의 의미도 달라져야 한다. 많은 기업들이 ‘수평적 조직’을 특징으로 하는 홀라크라시 도입을 검토하거나 추진하고 있다. 홀라크라시에서 승진은 ‘새로운 역할 부여를 통한 변화’로 그 의미가 바뀐다. 또 조직의 변경이 상시로 이뤄지기에 승진을 대체하는 ‘역할 변경’과 ‘성과 누적’ 역시 수시로 이뤄진다. 홀라크라시는 결코 완벽한 제도는 아니다. 그러나 ‘큰 그림’을 먼저 그려 본 뒤, 각 기업이 처한 상황을 고려하면서 도입을 추진하는건 반드시 필요하다. 여건이 안되면 사내 스타트업 조직에서 먼저 시도하는 것도 방법이다.

(중략)

홀라크라시 조직에서 ‘승진’제도의 미래를 보다.

해외에는 홀라크라시 또는 홀라크라시와 유사한 형태의 조직을 실제로 적용하고 있는 여러 기업들이 존재한다. 기업별로 승진에 대한 개념이나 승진을 대체하는 제도 운영방식은 조금씩 다른 양상을 보인다. 대표적인 사례를 몇 가지 살펴보자.

1. 자포스(ZAPPOS)
자포스(ZAPPOS)는 미국 최대 온라인 신발 쇼핑몰 기업으로, 과감하게 홀라크라시를 도입한것으로 유명하다. 자포스는 CEO를 제외하고는 직위(title)가 없으며, 누가 어떤 책임을 갖고 있는지 조직 내부 및 외부 사람들이 다 알 수 있도록하고 있다. 모든 직원이 사업가로서의 권한을 가지며 고객들의 가치제고를 위해 빠르고 더 나은 (Better and quicker) 의사결정을 스스로 하도록 독려받는다. 직원들과 팀은 스스로 자신들의 성과를 관리하며 그들의 업무에 책임을 진다.
자포스에서는 특히 배지(Badge)라는 개념이눈길을 끈다. 직원들은 조직 내에서 맡은 역할이 늘어나면 배지를 받게 된다. 업무적인 활동 외에사내 활동 등 비업무적인 역할에도 배지를 부여해준다. 배지에는 단계가 있고, 이는 연봉과 바로 연계가 되기 때문에 승진 대신 동기부여의 역할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2. 모닝스타(Morningstarco)
모닝스타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세계 최대의 토마토 생산, 가공업체로 매년 미국에서생산되는 토마토의 25∼30%를 가공하고 있다. 이 회사는 관련 시장이 연평균 1% 성장하는 와중에도 설립 이후 20년간 두 자릿수 이상의 매출과 수익 성장을 기록해왔다.
이 회사에는 특이한 점이 있다. ‘Box and Line’, 즉 단위 조직과 보고 라인으로 이뤄진 전통적 형태의 조직구조가 아예 존재하지 않으며, 조직도는 동료 간의 상호 의존도(peer-defined interdependencies)에 따라 정의된다. 즉, 업무의 상호의존성이 높고 낮음에 따라 협업 또는 유사한 업무를 하는 직원들을 묶어 ‘그룹’으로 나눌 수는 있으나 공식적인 상하 조직구조는 없다. 성과에 기반해 연봉이 조정되며 평균적으로 연봉은 시장 상위 15%, 보너스는 시장 상위 30%수준으로 지급된다. 또한 이 회사는 HR 주도의 정형화된 채용 프로세스가 존재하지 않는다. 새로운 능력을 갖춘 사람이 필요하면 동료(peer)와의 합의를 통해 조직원이 스스로 직원을 채용할 수 있다.

3. 파비(FAVI)
파비( F A V I )는 프랑스에서 1 9 5 7년 설립된 글로벌 자동차 부품 생산업체다. 이 회사 내에서는 단순히 3개의 역할(Broad Role)만 존재한다. 실행자(Operator)와 리더 (Leader), 영업(Sales)이다. 직원들은 이 세 가지 역할 중에서 개인의 흥미와 재능, 니즈에 기반해 책임과 역할을 정하고 사내에 공유되는 프로젝트 목록(log)에 프로젝트가 올라오면 개인이 지원하는 형태로 업무를 수행한다. 미리 정해진 커리어패스 없이 경험을 쌓으며 스스로 자율적으로 커리어를 만들어간다는 얘기다. 앞서 제시한 두 회사와는 달리 파비에는 승진이 존재한다. 실행자(Operator) 직원들이 리더(leader)가 되는 것이 바로 승진이다. (리더는 항상 이전 operator 출신으로 senior operator로 보면 된다.) 그러나 실제 승진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물론 이렇게 승진 기회가 부족해서 발생하는 문제는 거의 없다고 한다. 이미 직원들은 개개인이 그 자체의 역할에서 충분한 책임과 권한을 부여받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략)

미래 조직, 직급과 승진을 자율과 신뢰로 바꿔라

이제 우리가 고수해온 조직 운영방식의 성과와 한계를 돌아보고 변화에 대해 고민할 때다. 직원을 자율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대상으로 바라보고, 책임과 권한을 아래로 위임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또 우리의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직급이 필요한지 객관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작은 조직이나 직능 단위에 대해 과감히 새로운 조직 구조를 시험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직급과 승진’에 의해 스스로 속박된 조직원들에게 ‘자율과 신뢰’의 새로운 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깊이 있는 고민과 실험이 필요한 시점이다.


 

DBR 원문보기 : http://dbr.donga.com/article/view/1201/article_no/8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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